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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가진 것(9월 24일 주보 게재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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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안영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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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수께서는 왜 사역이 끝날 때까지 배신자 유다와 함께 계셨을까? 그리고 대체 예수님은 감정적 요동을 보이지 않으면서 그와 함께 하실 수 있었을까? 그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. 우리들로서는 생각도 하지 못할 일인데 예수께서는 그런 일을 감행하셨습니다. 생각해 보면 예수께서는 유다가 떠날 기회를 주셨던 것 같습니다. 사역이 더 힘들어질수록 떠날 사람은 떠나도 좋다는 말씀을 하셨고 그래도 유다는 떠나지 않았으며, 예수님도 그를 나가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. 사람으로 볼 때 그것은 작은 권한일지 모르지만, 적어도 그 공동체의 멤버를 내보낼 정도의 권한은 예수님이 가지신 것 같은데, 예수께서는 그것을 사용하시지 않았습니다. 거듭 이 일에 주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. 우리는 별로 가진 것이 없지만, 그래도 아주 작은 것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휘두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. 미팅을 한 후에 한 쪽은 전화하지 않을 자유가 있고, 한 쪽은 전화가 왔는데 받지 않을 자유가 있다는 이야기를 젊을 때 들은 적이 있습니다. 어느 일방만 이런 작은 것을 가진 것이 아니라, 우리 중 그 누구도 바로 이런 권한이나 자유 같은 것을 가졌습니다. 좋은 교회가 된다는 것은 그런 소유와 자유를 휘두르지 않고 그 존재를 잊은 채 사는 일인 것 같습니다. 예수 공동체는 마지막까지 그 규모가 12명에 불과했습니다. 우리교회는 그 정도로는 안 되는데 말입니다. 그러면 예수님의 원칙을 좀 바꾸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? 그런 생각이 우리를 파고들 수 있는데 그러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. 순간적으로 실수하는 것은 몰라도 이런 일을 마음에 정하고 내가 가진 작은 소유와 자유를 휘두르는 것은 공동체에 가장 치명적이고 스스로에게도 좋지 않은 일입니다. 그저 사랑하는 일에 전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겠습니다.